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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No.0001. SMWS / It’s a peach / 116.31

Abstract

SMWS (Single Malt Whisky Society)

위스키를 즐기다보면 한번쯤은 "독립병입"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독립병입 회사에는 "고든 앤 맥테일", "사마롤리" 등 유명한 브랜드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SMWS가 가지는 상징성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 감히 단언한다.

특히 이 글이 작성되는 2023년은 한국의 위스키 애호가들에게는 상징적인 한 해였을 것이다. 바로 SMWS의 공식 한국 지부가 설립된 해이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이번 10월 31일, 추가적으로 진행된 회원 모집에 성공하여 처음으로 SMWS 위스키를 구매하게 되었다. 모든 제품이 싱글 캐스크에 캐스크 스트랭스라니, 이보다 더 "순수한" 위스키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첫 병의 선택 고민

회원 등록이 완료된 직후, 바로 홈페이지에 달려가 구매 가능한 병들의 목록을 나열했다. 월 마다 구매제한이 있긴 하지만, 그 구매 제한보다 필자의 지갑 사정에 의한 제한이 더 타이트했으므로, 신중한 고민이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셰리 캐스크의 떫은 포도 맛을 좋아하지 않던 필자로서 버번 캐스크 종류를 먼저 선별 후, 공식적인 테이스팅 노트에 과일 종류가 언급된 병들을 골라낸 후, 10년 숙성 이하의 제품을 걸러낸 후(아직까지 필자는 저숙성에 대한 확신이 없을 뿐, 저숙성이 고숙성에 비해 나쁘다는 것이 절대 아님을 다시 한 번 밝힌다.) 10~25만원 선의 가격 조건까지 충족하는 제품은 "It's a peach"가 유일했다. (여담으로, 일부 사이트에서 SMWS의 위스키 구매 요령이 "이름이 직관적일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라는 글 또한 영향을 주었다.)

 

간략 총평

역시 복숭아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 65.4%라는 도수는 내 마음대로 물을 첨가해 희석해마셔보는 재미까지 선사하니, 이 위스키 한병으로 심리적, 후각적, 미각적, 행위적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었다.


Background

SMWS (Single Malt Whisky Society)

  • SMWS란, Pip Hills가 1983년 설립한 영국의 위스키 단체이다. 150여개의 증류소들에서 캐스크를 구입 후, 독립적으로 병에 담아 회원들에게 판매하고 있으며, 판매되는 위스키들은 모두 "싱글 캐스크"에 "캐스크 스트랭스" 제품들이다. 
  • 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위스키 증류소에 대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표기하지 않으며, 일렬의 번호와 라벨의 색(이마저도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방식이다.)로 제품들을 구분짓고 있다.

It's a Peach

  • 본문에서 후술할 위스키로, SMWS의 113번 증류소에서 61번째로 생산한 위스키이다.
증류일 2010년 10월 4일
숙성 기간 11년
캐스크 정보 퍼스트 필 버번
증류소 위치 스페이사이드
총 병입 수 119병
도수 65.4%
  • 병 자체에 제공된 테이스팅 노트는 다음과 같다. 독일의 빵집, 세비야 오렌지(비터 오렌지)를 곁들인 진토닉, 복숭아 벨리니(복숭아 퓨레와 스파클링 와인을 이용한 칵테일).

Tasting Note

사진 1. SMWS / 116.31 / It's a peach

Nose

  • 복숭아 향이 직관적. 단, 달달한 복숭아가 아닌 오래 되어 습기를 잔뜩 머금은 무른 복숭아. 특히, 복숭아 껍질의 떫은 향이 함께 느껴짐
  • 갓 구운 식빵 향. 우유와 설탕이 적절히 들어가 쫄깃한 우유 식빵의 향. 시간이 지날수록 보리향이 강해지며 구수하고 달큰한 보리차 향으로 느껴지기도 함.

Palate

  • 크림빵. 품질 좋은 생크림이 들어간 생크림빵의 부드럽고 기름진 달콤함
  • 복숭아 맛. 단, 생과일 복숭아보다는 통조림 복숭아에 가까운 단 맛.
  • 사과의 새콤함이 약하게 느껴짐. 이 때, 약간 덜 익은 풋사과의 새콤함 (약한 떫은 맛이 느껴져 풋사과라 평함)

Finish

  • 약한 몰티함. 피트함과 스파이시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음

 


Result

총평

  • 11년이라는 숙성년수에 비해 상당한 맛과 향이 느껴졌다. 시중의 10~12년 숙성의 위스키들과 비교하였을 때 거의 느껴지지 않은 알코올 부즈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65.4%라는 고도수에도 불구하고 병을 오픈한 직후에도 향을 맡는데 지장이 없을 수준으로 안정적인 알코올 상태가 신기할 정도였다.
  • 이름에서 언급된 'Peach' 답게 복숭아 향이 지배적이었으나, 만약 정말 잘 익은 복숭아의 느낌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 물을 3방울부터 시작하여 위스키 양의 동량수준까지 첨가하였을 때, 맛의 변화가 매우 직관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물을 첨가하더라도 알코올의 느낌이 강해지지 않고 점점 더 부드러워지며 taste에서 느껴진 크림의 느낌이 매우 강해지는 변화가 관찰되었다.

Conclusion

공식 테이스팅 노트와의 비교

  • 독일의 빵집이라 표현된 부분이 필자에게는 "식빵"으로, 비터 오렌지로 만들어진 진토닉의 느낌은 "풋사과"와 "껍질의 떫음"으로 느껴진 듯 하다.

향후 관찰의 필요성

  • 모든 위스키들이 그러하듯 이 병 또한 개봉 후 맛의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추측된다.
  • 복숭아 향이 직관적으로 느껴지기는 하나, 테이스팅 글라스에서 직접 맡았을 때는 많이 뭉쳐진 느낌이 강하게 왔다. 따라서, 향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복숭아 향이 점점 더 강해져, 종국에는 버번 캐스크의 특징 중 하나인 "꽃 향기"와 어우러져 생과일에 가까운 복숭아 향이 날 것이라 예측된다.
  • 맛에서 느껴진 풋사과의 새콤함 또한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오렌지와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직관적인 새콤함으로 변화될 것이라 예측된다.

조합

  • 이름과 어울릴수 있게 복숭아 향이 첨가된 탄산계열 음료수와 하이볼로 조제 해볼 것.
  • 위스키의 맛이나 향이 무겁지는 않아 빵 종류의 안주와 페어링 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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